요새 아이가 부쩍 안한 것을 했다고 한다.
이건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보면, 혼나기 싫다는 신호이다. 아이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머리가 커졌다는 신호라고 어딘가에서 읽었다.
예를 들어, 집에 오면 손을 씻었다고 뻥을 친다.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손 씻는 소리가 안 나서
- 자 손 씻어야지~
- 아 씻었어~~
- 다시 한번 생각해봐~
- 아 맞다 안 씻었다. (다다다닥)
이렇게 되면 아주 이상적이다. 그런데 계속 우길 때가 문제이다. 이제 안다. 이걸 오래 물어봐서 소득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두번까지는 물어보고, 세네번을 넘어가면 그럼 손 씻고 나오는거야 알겠지? 라고 알려주고 끝내는 것이 요새 나의 전략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도 있다. 내가 그냥 안했다고 처음 생각하니까 계속 물어보는 경우 말이다.
방금은 아이가 수영장에서 놀다가, 점프를 하는데 옆에 있는 할아버지를 치고 말았다. 할아버지는 손녀랑 놀고 있었는데, 그냥 모른척 하신다. 우리 둘째도 그냥 한번 쳐다보고 가만히 있더니 또 점프를 하려고 한다. (위에서 물이 떨어지면, 그 타이밍에 점프를 하는 놀이를 시작한 것 같다)
할아버지와의 간격은 아까와 똑같았기에, 나는 둘째를 불렀다.
- 옆에 사람이 있으면 뛰면 안되(멀리서 말함)
- 뭐라고 엄마?
- 일루 와봐. (가까이에서) 옆에 사람이 있으면 뛰면 안되는거야. 아까 뛰다가 옆에 있는 할아버지를 치고 말았잖아. 어서 미안하다고 하자.
- …..
- 어서~
- ….. 뭐라고 하라는 말이야.
- 아임쏘리~ 죄송하다고 말하라구~ 어서~~ 나도 모르게 쳤을 땐 죄송하다고 말하는거야.
- 했어~~~
- 했다고?
- 했어~~
- 에이~ 엄마가 계속 보고 있었어. 한 줄 알았구나.
- 엄마가 못 본거야~ 했다고~~ (이때부터 영양가없는 진실게임이다)
- 혹시 그냥 뒤에다가 말을 한거야? 사과는 마주보고 말해야해. 그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 했어…
이쯤되면 진짜 한 거 같긴 하다. 아이 패턴상, 그냥 자기도 모르게 “쏘리”라고 했을거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는 못들었을것이고(수영장이니까) 아이는 자기가 친 사람이 아무 말도 안하니 다시 노는 모드로 돌아간 것 같다. 거리를 두고 쳐다보고 있던 나에게는, 둘 사이에 아무일도 없는 걸로 보여졌고, 난 아이가 그냥 모른척한줄 알았던 것이다.
아 아이가 안한 걸 했다고 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이렇게 아이는 분명 했는데 내가 안했다고 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난 항상 생각해왔다.
의심해서 생기는 불편함보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는 것이 낫다고.
의심이 들 때마다 나의 ‘생각’을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