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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4 3월11일

by NJay.st 2026. 3. 11.

오늘은 변화가 일어났다.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말이다. 

새벽에 깨서 아침과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여지없이 둘째가 깨서 나왔다. 그런데 소리를 지르지도 않고, 울지도 않았다. 그저 나와서 '엄마'라고 불렀다. 바로 안아서 데리고 들어가려는 찰나, 지금 들어가면 바로 나올 수 있을 거 같지 않았다. 그래서 데우고 있던 소시지 인덕션도 끄고, 야채와 과일을 넣어둔 도시락을 냉장고에 넣어야했다. 

- 둘째야, 엄마 이거 잠깐만 하고~ 자자~ 소시지 끄고~

- (울으려고 폼 잡음)

- 자자~ 이것도 시원하게 냉장고에 넣고~ 

- (짜증내기 시작~)

짜증내려는 찰나에 아이를 안아줄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를 품에 안으니 나도 불안한 마음인지 아무튼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아졌다. 그래서 더 기분좋게 뽀뽀를 해주면서 침대에 눕혔다. 

 

와우.

이럴수가~

이렇게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가 짜증을 내는 것은, '잠깐'이라는 시간의 길이에 대해 확실하지 않아서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잠깐'은 내가 소시지 팬의 인덕션을 끄는 시간이었다.

진짜 말그대로 잠깐이다.

그런데 잠깐이라고 해놓고 더 긴 시간이 걸리니 아이는 짜증이 날 수 밖에... 

 

나도 모르게 잠깐이라고 말을 많이 하곤 하는데, 이 말을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최대한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이다.

- 소시지 불 끄고~ 아이들 도시락 냉장고에 넣고~ 시간이 필요해. 그리고 누우러 가자. 알았지? 자자~ 한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 일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어제 자기 전에 내가 한번 또 불필요하게 아이에게 미운 말을 했었다. 

 

방금 전까지만해도 잘 놀다가, 양치하러 가자니까 짜증을 팍 내면서 발로 쿵쿵거리는 것이다.

지금이 바로 미운 네살의 시기인가??ㅠㅠ 아무튼 나는 한번은 진정하고,

- 이제 양치하고 잘 시간이야~ 많이 졸리지? 

- 안 졸리다고~~~! 안다고!! 

- ..... 이제 8시 넘으면 너희들 간식 안 줄거야. 그때 그냥 바로 양치해. 

 

ㅠㅠ ㅠㅠ ㅠㅠ 제발 이런 식으로 아이들을 훈육하지 말자....

대신에 이렇게 했어야했다.

- 아이고~ 알았어. 말은 이쁘게 하자. 자자 양치하러 가자~ 

 

양치하고 나온 아이는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쿵쾅거리며 재밌게 놀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마냥 마음이 미안해서,

- 둘째야, 아까 양치하러 갈 때 양치하기 싫어서 그렇게 화낸거야? 하기 싫은 건 하기 싫다고 말하면 되. 화낼 일이 아니라. 

그런데 아마 내일도 하기 싫은 일이 생기면 화가 먼저 날거야. 그때 지금 우리가 말한 걸 기억해줘 알겠지? 

- 알겠어 엄마~ 

- 그럴때 어떻게 해주면 좋겠어 엄마가?

- 음... 내가 화내도 친절하게 알려주면 좋겠어. 

 

오마이갓... 예전에 첫째가 말한 말이 생각났다. 

- 엄마, 내가 위험한 행동을 해도 화내지말고 상냥하게 말해주면 좋겠어. 

 

다시 한번 깨달았다.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건 정~~말 아무 효과도 없는 영양가없는 행동이란걸 말이다. 

 

화를 잘 안내는, 온화한 엄마가 되는 것이 앞으로 한달동안 나의 꿈(!)이다. 

 

해는 언제나 떠오른다. 좋은 엄마가 될 기회는 언제나 다시 온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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