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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23 뉴질랜드에서 수영배우기(7)-2 양쪽 호흡 성공! Feat. 왜 세번째에 호흡하라고 하나?

by NJay.st 2026. 4. 22.

오늘은 아침에 아이들을 보내자마자 수영장에 왔다. 

어제 왼쪽 호흡을 성공한지라 빨리 수영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어제 오른쪽 호흡을 끝내 성공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더더욱 빨리 연습하고 싶었다.

 

일단 hydrotherapy pool에서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하고, 레인으로 갔다. 

아! 얼마전부터 수영 전후에 스트레칭을 한다. 원래는 수영후에만 했었는데 아래 영상을 보고 수영전후로 하고 있다.

수영 후 바로 나오면 실력도 그대로다. 

https://youtube.com/shorts/ygcGAF5XeY0?si=-UU4_HH-62As7k5N

 

레인으로 갔는데 오늘은 왠일로 모든 레인에 꽉 차있었다. 그런데 저기 끝 레인에 Breather반에서 같이 수강했던 사람이 연습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나는 그 레인의 중간 정도까지만 왕복하기 때문에 혼자 연습하는 것이 가장 남에게 폐를 안 끼치는 방법인데, 다행히 나와 같은 방식으로 연습하는 사람을 발견한 것이다. 그 사람도 나를 쳐다보고 아는 척을 했다. 그렇게 해서 그 사람과 나는 각각 왼쪽, 오른쪽을 사용하면서 연습했다. 

 

연습을 하다가 서로 연습이 뭐가 힘든지 뭐가 잘 안되는지 헐떡이는 숨을 고르는 동안에 몇마디를 주고 받았다. 듣고보니 그 사람도 나처럼 왼쪽 호흡만 하고 있다고 했다. 자기도 오른손잡이라면서 말이다. 나도 사실은 어제 처음으로 킥보드 없이 왼쪽 호흡을 성공했다고 말하자, 나보고 폼이 너무 좋다는 것이다! 자기보다 수영을 잘하는 거 같다며, 자기는 연습을 해도 너무 안된다는 말을 하였다. 참고로 이 분은 내가 처음 봤을 때부터 킥보드 없이 호흡하면서 수영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나보고 수영을 잘한다고 하다니! 내가 정말 폼이 좋은가? 라는 쓸데없지만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보며, 다시 연습에 돌입했다.

 

오늘 연습은 이렇게 했다.

와우 오늘은 410미터 수영했다! (어제는 37분에 330미터를 했다)

  1. 우선 킥보드와 수영하면서, 몸이 데워지고 호흡도 편안해지기를 기다렸다.
  2. 호흡이 편안해진 후, 한번은 킥보드와 함께, 한번은 킥보드 없이 수영했다. 킥보드 있을 때는 세번째에 양쪽 호흡으로, 킥보드 없이는 스트로크 두번째에 왼쪽 호흡을 하였다.
  3. 20번째 랩부터는 스트로크 네번째에 호흡하는 걸 연습했다. 뭔가 더 편안해졌다. 정작 해보니 스트로크 두번마다 호흡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편안한 걸 느꼈다.
  4. 킥보드를 할 때, 오른쪽 호흡만을 했다. 킥보드 없을 때는 3번과 동일하게 진행하고 말이다.
  5. 킥보드 없을 때 오른쪽 호흡을 시도했다. 실패했다.
  6. 킥보드 없을 때 마지막에 딱 한번씩만 오른쪽 호흡을 시도했다. 그러다가 세번째 왕복하고 있을때 오른쪽 호흡이 되었다!
  7. 35번째 랩에서는 마지막 두번 호흡을 오른쪽 호흡을 시도했다. 오! 된다!! 그런데 두번째 호흡에서는 물을 엄청 먹었다. 그래도 한번 하고 수영을 이어갔다는 것이 난 중요했다. 
  8. 36번째 랩에서는 아예 돌아갈 때 첫 호흡을 오른쪽 호흡으로 시도했다. 그리고 두번째 오른쪽 호흡에서 예상대로 물을 먹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난 멈출 생각이 없었다. 난, 먹은 물을 그대로 품은 채 숨을 참고! 바로 다음에 내가 잘하는 왼쪽 호흡으로 숨을 달랬다! 그리고 또 왼쪽호흡하고 세번째에 오른쪽 호흡을 하였다. 와! 되었다. 이때 깨달았다. 왜 초보들에게 세번째마다 호흡을 하라고 하는지 말이다.

왜 3번째 스트로크에 호흡을 권하나? 이에 대한 나의 생각

누구나 한쪽이 우세하다. 그래서 한쪽 호흡이 더 편하다. 예를 들어, 오른손 잡이는 왼쪽 호흡이 강하다고 한다. 그래서 세번이라는 홀수 리듬으로 호흡을 하면 망한(!) 호흡을 만회할 수 있는 것이다.

 

오마이갓!!! 이런 기쁜 깨달음이!! 내가 어떻게 오른쪽 호흡도 되는지 설명하진 못하겠다. 분명 귀를 팔에 기대는 것도 잘 되지 않지만 일단 되긴 된다. 엄청 숨이 가빠서 오래 가진 못하지만 일단 되긴 되는 것이다.

 

이때 갑자기 승마했을 때 느꼈던 감정이 생각났다. 내평생 가장 끈질기게 배운 승마...(물론 지금도 잘 타는 건 아니다) 원래 몸치여서인지 운동 배우는 데 아주 곤욕을 겪는 편이다. 그래서 3개월 이상 배운 운동이 없다. 보통 강사가 너무 힘들어하고, 그런 강사에게 미안해서 더이상 센터에 나갈 수 없었다. 그렇게 그만두기 일쑤였다. 그런 내가 승마는 그만둘 수가 없었다. 배우면서 많이 울기도 하고 선생님께도 죄송한 마음에 얼굴 들기도 민망한 적이 많았지만, 그런 민망함과 죄송함에도 불구하고 승마장에는 계속 갔었다. 다행히 코치님들도 인내심 많으면서도 엄한 분들이었다ㅋㅋ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오랜 정체기를 지나서 드디어 어떤 기술을 한 적이 있다. 그게 무엇이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그때의 느낌은 생생하다. 내가 의도한대로 내 몸이 움직여지고, 말과도 의사소통이 제대로 된 바로 그 때! 순수한 기쁨이 느껴졌다.

 

그리고 오늘! 수영을 하면서 다시 그 기쁨을 느꼈다. 두번째 오른쪽 호흡을 망한 후에 포기하지 않고 물에 가라앉을 거라는 두려움을 견디고 바로 스트로크를 이어간 다음에 왼쪽 호흡을 숨막혀죽을 거 같은 느낌을 없애고, 다시 오른쪽 호흡을 성공했을 때... 선생님의 말이 무슨 말인지 깨달았고..

 

무엇일까 이 순수한 기쁨의 원천은. '앎'의 느낌일까??

 

아무튼 오늘도 엄청 기념비적인 날이다. 40부터 41번째 랩까지는 세번째 호흡을 양쪽으로 하며 이어서 했다. 와우! 내일도 수영 빨리 하러 오고 싶을 것 같다. 나왔는데, 다른 레인에서 또 아는 분을 만났다. 비기너 반에서 알게 된 분인데, 팔이 아파서 아주 천천히 진도를 나가는 중이신 분이다. 그 분에게 내 성공담(!)을 기쁘게 전했다. 운동하면서 깨달음을 얻었을 때, 이 기쁨을 전달한 사람은 같이 배운 사람 뿐이다. 승마 때도 그랬다. 아무도 이 기분을 알 수 없다. 이 정도로 기뻐해줄 수 없다. 우리들끼리만 서로 알 수 있다. 운동의 재미가 느껴진다. 뉴질랜드에 와서 승마도 못하고 울적한 나날들이었는데, 수영이 대신해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