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궁금했습니다. 칼랑코에(kalanchoe)의 일부 종은 꽃을 한 번만 볼 수 있다는 겁니다. 한 번의 개화가 이뤄지만 잎만 생산한다는 거죠. 물론, 선명한 색의 잎만 있는 칼랑코에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저 궁금했습니다. 같은 칼랑코에인데 어떤 종은 한 번만 개화하고, 어떤 종은 장미처럼 매년 개화를 하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일까요? 덕분에 식물학 공부를 해봤습니다! 조사를 해보니, 식물은 성장전략과 구조에 따라 ‘일회 결실식물(monocarpic plants)’과 ‘다회 결실식물(polycarpic plants)’이라는 두 가지 주요 범주로 분류되더군요. 전자가 일생에 한 번 꽃을 피우는 식물이며, 후자가 개화주기를 갖고 꽃을 피우는 식물을 칭하는 용어입니다. 이 두 가지 전략의 목적은 ‘식물의 생존’으로 동일하지만, 예상할 수 있다시피 이들의 성장전략과 구조는 서로 매우 달랐습니다. 여러분도 이들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시죠? 자, 그럼 이제부터 자세히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알려드리는 과정에서 Kalanchoe 및 Agave와 같은 예시도 살펴볼게요!
일회 결실식물
일회 결실식물은 일생에 한 번만 꽃을 피우고 일반적으로 꽃이 핀 후 죽거나 장기간 휴면 상태에 들어가는 식물입니다. 이들의 일회성 꽃은 종종 식물의 전체 수명주기의 정점을 나타내며, 그 후에 식물은 죽거나 휴면 단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일회 결실식물의 주요 성장 전략은 이용 가능한 모든 에너지를 번식, 특히 꽃과 씨앗 생산에 할당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성공적인 수분과 종자 분산을 보장하는 데 전체 번식 노력이 집중되기 때문에 다회 결실식물에 비해 더 크고 정교한 꽃 또는 꽃줄기를 갖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화는 식물의 정점 또는 끝에서 발생하며, 이로 인해 개화 및 종자 생산 과정이 완료되면 주 식물이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일단 꽃이 피면 식물은 계속 자라지 못하고 주요 구조가 죽는다는 것이죠. 일부 종에서는 주 식물이 한동안 생존하여 잎을 생산하거나 작은 영양 성장을 할 수 있지만 다시 꽃을 피우지는 않습니다.
예시: Kalanchoe daigremontiana, 아가베 아메리카나, Giant Timber Bamboo
일회 결실식물의 주목할만한 예는 일반적으로 "수천의 어머니"로 알려진 Kalanchoe daigremontiana입니다. 이 다육식물은 로제트 형태로 자라며 일생에 한 번 꽃을 피웁니다. 작은 종 모양의 분홍색 또는 보라색 꽃이 핀 후 잎 가장자리를 따라 싹이 트는 작은 묘목(새끼) 형태로 자손을 생산합니다. 이 작은 묘목은 모체 식물에서 떨어지고 토양에 뿌리를 내려 새로운 식물로 자랄 수 있습니다. 이때 생산되는 묘목의 수가 워낙 많고 성공률도 높은데요, 이러한 방식이 "수천의 어머니"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Agave 특히, 아가베 아메리카나 역시 일회 결실식물로 수년간 성장한 후에 단 한 번만 꽃을 피웁니다. 아가베 아메리카나가 꽃을 피울 준비가 되면 꽃줄기를 아주 높게 뻗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보통 4.5~9미터까지 자라며 12미터까지도 크기도 합니다. 꽃줄기가 길게 자라는 것은 일생에 딱 한번 있을 수분을 성공시키기 위해 수분매개자(주로 작은긴코박쥐)를 유인할 가능성을 최대화하려는 생존전략으로 보입니다. 줄기가 길기 때문에 멀리서도 작은긴코박쥐가 꽃을 볼 가능성도 높아지며 결국 수분의 성공률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대나무 중 “Giant Timber Bamboo" 혹은 "Madake”으로 유명한 Phyllostachys bambusoides도 일회 결실식물입니다. 이들은 죽기 전에 수십 년에 한 번만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이 종은 군집적인 개화 주기를 따르며, 이 대나무 종의 전체 개체군은 40~60년간 성장한 후에 동시에 꽃을 피운다고 합니다.
다회 결실식물
이와 대조적으로 다회 결실식물은 일생 동안 여러 번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이들의 성장 전략은 영양 성장(잎, 줄기, 뿌리 생산)과 생식 성장(개화) 사이의 균형이 특징입니다. 이 식물은 장기간에 걸쳐 에너지를 할당하므로 한 번에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말단에 한 개의 꽃자루가 있는 일회 결실식물과 달리 다회 결실식물은 일반적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반복적으로 개화할 수 있는 여러 성장 지점(예: 측면 새싹 또는 겨드랑이 새싹)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환경 조건에 따라 해마다 또는 다양한 간격으로 꽃을 계속 생산할 수 있습니다. 여러 번 꽃을 피울 수 있는 이러한 능력은 일회성 번식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지 않기 때문에 수명 연장과도 연결되죠. 또한 다회 결실식물은 일반적으로 더 발달된 뿌리 시스템과 지속적인 잎 생산을 갖고 있어 더 오랜 기간 동안 생존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식물 성장 덕분에 다음번 개화 주기를 지원할 만큼 충분한 매장량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일회 결실식물과 달리 다회 결실식물은 단 한 번의 꽃이 핀 후에도 스스로 지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수년 동안 번성할 수 있는 역동적이고 지속적인 성장 패턴을 유지합니다.
예시: Kalanchoe blossfeldiana, 장미
다회 결실식물의 한 가지 예는 Kalanchoe blossfeldiana입니다. 키가 크고 가지가 넓게 자라는 Kalanchoe daigremontiana에 비해서 짧은 줄기를 갖고 있으며 가지는 덤불 형태로 성장하여 작은 관목(최대 18~24인치)이 됩니다. 즉, 식물이 바깥쪽으로 퍼지기보다는 둥글고 콤팩트한 형태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작은 꽃들이 생기 있게 피어나고, 일반적으로 겨울부터 초봄까지 한 번 꽃을 피우지만, 적절한 조건에서는 1년에 두 번(첫 번째는 겨울에, 다시 늦여름이나 가을에) 피어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예는 장미입니다. Knock Out 및 Floribunda 장미와 같은 다양한 종류의 장미가 polycarpic으로 봄부터 가을까지의 성장 기간 내내 반복적으로 꽃을 피웁니다. 장미의 지속적인 개화는 연속적인 개화 주기를 위해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건강한 잎과 견고한 뿌리 시스템 덕분입니다. 특히 깊은 섬유질 뿌리가 특징인데요, 깊은 뿌리가 있어 토양의 더 깊은 층에서 수분에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되어 표면 수준의 가뭄에 과도한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해서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또한 수평으로 퍼진 얇은 뿌리를 통해 넓은 면적의 토양에서 영양분, 수분 및 미네랄을 효과적으로 흡수하여 영양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므로 반복적인 개화에 필요한 에너지를 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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