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처음으로 경기장에 농구를 보러 갔다. 일반적인 농구 게임이 아닌, 코메디 농구말이다.
그의 시작은 길가에 여기저기 붙어 있는 포스터였다. (그러고보니 서커스도, 찰리와 초콜릿 공장 뮤지컬도 모두 포스터를 보고 관람하러 갔다.)
그 포스터는 바로 이것이었다.

이걸 볼 때쯤에 아이들이 한창 농구를 시작하고 있었는데다가, 결정적으로 남편이 이 팀을 알았다. Harlem Globetrotters은 미국의 농구팀인데 퍼포먼스하듯이 농구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가 100주년이라고 하니, 꼭 가보라고 추천하는 것이다. 난 솔직히 아이들 둘을 나 혼자 데리고 이렇게 큰 경기를 보러 가는 것이 내키지 않았지만... 100주년 공연을 맞이하려면 100년을 기다려야 하니, 그의 추천대로 티켓 예매를 진행했다.
그런데~ 그땐 몰랐다. 지금이 월드컵 기간이라는 것을 말이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월드컵 축구에 푹 빠져있고, 이번주에는 4강전 경기가 둘다 아침7시에 열린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 공연일이 4강전 경기 전날이었다. 으아~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야하는 것이다. 그래도! 100주년 기념 공연을 우리가 있는 곳에서 하다니, 이런 우연인 행운을 놓칠수도 없지 않은가?
일찍 밥먹이고, 울프브룩 경기장으로 향했다. 난 사실 올림픽 경기장 정도를 생각하고 좀 일찍 갔다. 주차장이 아무리 넓어도 그 많은 인원이 대부분 차를 끌고 올테니 말이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아레나는 그리 크지 않았다. 나의 체감은 핸드볼경기장 정도 크기? 그래서인지 주차장도 내가 생각한것처럼 막 치열하지 않았다. 경기 시작 50분 전에 도착했는데 입구쪽에 무난하게 주차했다.

울프브룩 경기장 입장시 주의사항! 입장할 때 난 배낭을 매고 갔는데, 크로스바디나 숄더백 같은 것은 패스인데, 백팩을 맨 사람들은 요원들이 가방검사를 실시했다. 미술관에 들어갈 때도 배낭은 못 갖고 들어가게 했었는데, 서양에서는 배낭은 뭔가 범죄의 시작인가?? 뭐 어차피 난 아이들 옷가지와 초콜릿과 사탕, 물병 2개 뿐이었다. 그런데... 예상치못하게 물병 반입불가였다. 뭐 솔직히 가방검사 자체가 예상치못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스테인레스 물병이었는데, 안전상의 이유로 플라스틱물병만 반입가능하다고 하면서, 차에 두고 오던지, 입구에 놓고 가라고 하였다. 가리킨 곳을 보니, 이미 거기에는 텀블러 몇개가 꼿꼿이 세워져있었다. 그래서 나도 그냥 쿨하게 거기에 내려두고 입장.
표에 보면 stair가 표시되어 있는데, 이건 1층에서 선택해서 들어가야한다. 즉 일단 해당 계단으로 2층으로 가면, 다른 계단으로 가는 길은 없다.

퍼포먼스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좀 약했다. 내가 너무 대단한걸 기대한 것 같다. 아니면 내 취향이 아니었거나 말이다. 특이하게 4점짜리 슛라인이 있었고, 그걸 몇번 반복해서 성공해서 흥미진진할 뻔이었는데, 나로서는 거기까지였다. 미끄러지듯 드리블하면서 레이업하고, 실패하면 동료가 와서 덩크슛을 하는 것 하나와, 다른 하나는 꼬리잡기처럼 선수들끼리 줄을 지어서 그 사이를 드리블하는 것. 이 두 개 정도가 메인이었는데, 나에게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난 '진짜' 경기가 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어하는 타입!
그래도 아이들은 매우매우 즐거워했다. 이걸로 난 만족!! 미끄러지듯 드리블을 하는 것도 까르르 웃고, 공을 빼앗기면 심판에게 '잠깐만, 잠깐만~'하면서 익살스럽게 경기시간을 지연시키며 몰래 공을 가져와서 다시 공격을 하는 패턴도 매우 즐거워했다. 쉬는 시간에 선수들이 관람객을 상대로 여러가지 재미있는 이벤트를 한 것도 좋아하고 말이다.
실제로 관람석에는 가족단위가 대부분이었다. 아이들을 포함한 가족들이 즐겁게 즐기는 농구 공연! 이라고 보면 될 거 같다. 가족연극을 보러 간 분위기랄까? 물론, 중간중간에 아이들은 이해 못하는 류의 농담도 많이 나오긴 나왔다. 예를 들면,
- (선수가 한 남자에게) 당신은 결혼한지 얼마나 되었나요?
- (남자 대답) 11년이요.
- (선수가 그 옆의 여자에게) 당신은 결혼한지 얼마나 되었나요?
뭐 이런거 말이다.
결론. 더더욱 NBL을 보러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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