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새벽은 완전 안 기쁜 일들로 가득차있다. 기분이 너무 안 좋다.
1) 아침 준비를 하는 중에 아이가 깼는데, 하필이면 재료를 썰고 있는 중이라 바로 출동하지 못함. 그래서 아이가 엄청 짜증내며 주방으로 행차. 물 달라고 하면서 짜증내기 시작. 다 잘라가고, 이것만 넣고 준다고 함. 상관않고 왜 물 안 주냐고 짜증. 이제 나도 짜증냄.
2) 아버지 생신 까먹음
3) 아버지의 형의 부고 소식
4) 아이 수영장 가방이 집안 내에서 실종
5) 그 가방에 아이 멤버쉽카드가 달려있음
6) 다른 멤버쉽카드를 담은 파우치는 일주인 전에 집안에서 실종
7) 애플 계정확인팝업창이 뜸. 애플계정 비번이 담긴 것도 그 실종된 파우치에 있음.
방학을 잘 보내보려고 했는데, 첫날부터 잘 되지 않았다. 우선은 아빠가 귀국한 날이라, 기본적으로 피곤한데다가 멘탈이 약한 상태였다. 오로지 화는 내 몫이다. 모든 화는 나에게로 향한다.
다음날 다시 심기일전하고, 잘 보내보려고 노력했다.
월드컵 열기에 제대로 심취하여 잘 놀았다.
그러나 난 기본적으로 참는게 너무 많다. 그러다 한 순간에 터지는 것이다. 안 참아야 하는데, 그냥 그대로 받아들여야하는데, 그 지경이 되기까지 얼마나 걸리는 걸까. 과연 난 그 경지에 이르긴 할 수 있는 것일까?
아까 새벽에 깬 아이한테, 결국 나도 똑같이 화를 냈다.
매번 있는 일인데, 난 왜 그때그때마다 화가 나서 참아야 하는 일을 해야하는 것일까...
지나고보면 결국 화낸 일은 후회가 되고, 그 상황을 해결하는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것만 상기되서 더 속상하고 이렇게 기분이 안 좋다.
그런데 그냥, 그 순간 순간 화가 치밀어오른다. 아이가 나한테 화내는 그 순간 말이다. 그것도,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 상황에서. 그것도, 잠 줄여가며 집안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그나마 이제는 처음 몇번은 엄청나게 참는다. 문제는 아이가 화내는 강도를 높일 때이다.
하지만 '참는다는 것' 자체가 문제인 거 같다. 참는 거 말이다.... 아이가 잠기운에 짜증내는 말에 화가 나서 참아야하는 일인걸까? 그냥 허허 하고 넘어가는 성격이면 되는 거잖아!!!
결국 여러가지 미안한 일뿐이다.
그나저나 하아 도대체 수영가방과 파우치는 이 조그만 집안 어디에 있는걸까... 배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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