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아이가 학교에서 청력검사와 시력검사 중 시력검사를 패스하지 못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학교 시력검사한 선생님이 직접 전화를 준 것이다.
난 아이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지않느냐는 말을 조심스레 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아니라며~ 청력검사도 아주 완벽하게 했으며 시력검사할 때도 아주 협조적이었다고 했다.
시력이 많이 나쁜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전문가의 검사를 받아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검안사가 optometrist라는 것을 처음 알았는데, 검색해보니 꽤 많은 검안사가 있었다. 그 중 집에서 가깝고, 우리가 자주 가는 곳에 검안사가 상주하는 안경가게가 있었고, 시력검사를 예약했다.
시력검사를 기다리는 중에 전화준 분이 보내준다는 우편이 도착했다. 바로 아래 내용이 메인인데, 뒷편에 어린이 시력검사를 시행하는 검안사 목록이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예약한 곳이 리스트에 없었다. 나는 분명히 예약할 때, 어린이도 해주는지 물어보았고, 안그래도 그쪽에서는
- 우리가 원래 어린이를 주로 하지는 않지만, 물론 가능하다!
라고 말을 해서 예약을 진행한 터였다.
게다가 리스트에는 아이들에게 무료로 시력검사를 진행해주는 곳도 명기되어 있었고, 이 곳들은 특별히 하이라이트 표시까지 되어 있었다. 해외에서 안경을 맞춘다거나 시력검사를 하는 것이 가격이 비싸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문득 생각났다. 이쯤되니 무료로 시력검사해주는, 리스트에 있는 안경점에 가는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미 약속이 코앞에 있고, 안경집은 앞으로도 계속 다니려면 위치가 편한 게 좋긴 한데... 바꿔야하나??
사실 내가 이 안경점을 선택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이 안경점이 있는 상가 바로 옆에 안과가 있기 때문이었다. 뭔가 협진이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와 함께, 안과 옆에 있는 안경점은 일단 실력이 평균 이상일 것이라는 신뢰가 나에게는 있었다. 그래서 내 결론은 '다니기 편한 위치에 있으면서 바로 옆에 안과도 있는 곳으로 가는게 '나쁜 선택'은 아니다!'로 내리고 약속날짜에 맞추어 시력검사를 받으러 갔다. 그리고 검안비용은 118불이었다.
먼저, 내가 걱정했던 부분은 언어였다. 그래서 아이가 영어를 잘 못하니 숫자나 글씨가 아닌 그림(picture)를 한다고 선택했는데, 막상 그림이 나와도 이것을 영어로 말해야 하는 것이다! flower, bird는 기특하게도 잘 말하더니 car에서부터 막혔다. 자동차는 알텐데 안 보이나라는 생각이 들던 찰나, 선생님은 두세번 더 해보시더니 아예 커다란 코팅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닌가! 그 코팅지에는 시력검사에 나오는 이미지가 커다랗게 인쇄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 중에서 보이는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라고 하는 방식으로 검사를 진행해주셨다.
검사 자체는 초반에는 한국에서 받는 시력검사와 대부분 비슷하였다.아이가 어려서인지 난독증이 있는지도 함께 보는 것이 신기했다. 아이가 어려서인지 원래 뉴질랜드 검안방식이 그런 것인지 한 가지를 판단하기 여러 방식의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였다. 난 검사가 길어질수록 내심 점점 아이가 안경을 쓰는 것으로 결론이 나나 싶었다.
그러나 모든 검사가 끝난 후
- He IS shortsighted but I don't want him to wear a glasses with this little gap. Instead, we keep an eye on him every six months.
시력으로 따지면 한칸의 절반정도의 도수가 필요한 정도라고 말했다. 그런데 너무 어리기도 하고, 지금은 안경을 쓰는 이점보다는 불편한 점이 더 많을 거 같다고 말하면서 시력 유지/개선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해주기 시작했다.
1) 책을 볼 때 적당한 거리로 봐라.
거리는 간단하다. 팔을 접어서 내 턱에 갖다댄다 그 다음에 편다. 그때 내 손에 책을 들면, 그게 바로 가장 적정한 거리이다.
2) 밖에서 많이 놀려라.
먼 곳에 있는 것을 많이 봐야 한다. 집 안에만 있으면 가까운 것만 볼 수 밖에 없다. 무조건 밖에서 많이 놀려라.
여기까지는 아주 일반적인 조언이었다. 그런데 이 다음 조언이 정말 놀라웠다.
3) 공 드리블을 많이 유도해라.
공을 튀기면서 공을 자꾸 봐야 하므로, 이것 자체가 굉장한 시력 운동이다. 공이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가 하는 것을 계속 봐야 하는 운동인 것이다. 게다가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눈 운동에 아주 좋다. 게다가 드리블은 이 나이때(만5세)에 필요한 집중력 함양에도 좋다.
4) 조그만 공을 공중에 매달아놓고, 공을 치는 연습을 하라.
다양한 방법이 있다: 양손을 번갈아가면서 치기, 손으로 칠 때 같은 쪽 발도 구르기, 손으로 칠 때 반대쪽 팔도 구르기, 공에 철자를 써넣어 처음에 보이는 철자는 무엇인지 말하고 두번째 보이는 철자는 무엇인지 말하기! 이때 공에 철자를 조그맣게 써놓아 붙여놓는다면 추가적인 연습이 된다. 이 운동 역시 몸의 협응능력과 집중력을 동시에 함양시킬 수 있으므로 지금 나이대에 정말 좋은 운동이다!
5) 퍼즐맞추기를 하되, 가까운 거리와 먼거리를 번갈아가면서 해라.
한번은 손에 쉬고 한번은 책상에 세워놓고 한다던지, 한번은 둘이 하고 한번은 둘 중 한명이 들고 있다던지 여러 방법이 있다. 포인트는 가까이 봤다가 멀리 봤다가를 반복해서 하는 것이다.
눈치챘는지 모르겠지만. 이 세가지 운동의 핵심은 모두 '가까이 봤다가 멀리 봤다가'를 유도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검안사선생님의 사무실에는 조그만 공이 실에 매달려있었다. 주로 아가들이 갖고 노는 소프트볼에 구멍을 내서 실을 연결한 것이다. 바로 4번 연습을 위한 것이다. 본인도 심심할때마다 한다면서 자신의 눈을 위한 시간이라고 했다. 이렇게 우리 눈은 한가지 거리에 있는 것을 계속 보기보다, 다양한 거리에 있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이 좋다고 했다.
난 내가 내사위가 있어서 내심 걱정하고 있었는데, 아이는 눈건강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했다. 난시, 사위, 난독증을 포함한 어떤 문제도 없다면서 본인이 알려준 이 방법들을 잊지말고 꼭 해주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6개월 후에 보자고 말이다.
둘째가 시력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은 한국에서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너무 어려서 시력이 완성되지 않았으니 내년에 봅시다 내년에 봅시다했던차에, 뉴질랜드 오기 전에 내 안경을 맞추며 둘째도 시력검사를 한번 받았었다. 그때 처음으로 안경을 쓰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내가 어디로 가는가! 대자연 뉴질랜드로 가는데, 뭐 가까운 거 조금 안 보이는게 많이 불편할까? 잘하면 눈이 좋아지진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유치원에서도 아이가 시력이 안 좋은 것 같냐고 물어봤을 때에도, 생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답을 받았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안경은 맞추지 않기로 결정을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학교에서 이런 연락을 받아서 아무래도 진짜 안경을 써야하나 싶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정말로 기쁘다!
소비욕 가득한 우리 둘째는, 75불짜리 안경을 고르며 엄마 나 이거 이제 사는거야? 그냥 사주면 안되? 라는 아쉬움을 내비쳤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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