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일어난 일 때문에 하루종일 마음 한구석이 찝찝하였다.
자려고 누워서 아이들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드디어 말할 기회가 생겼다.
- 나: 저기 있잖아, 엄마가 오늘 아침에 너희 둘이 싸운다고해서 그걸 아예 하지말자고 한건, 솔직히 너무 했어 엄마가. 그건 취소야, 알겠지?
그러자 아이들이 제각각 그때의 일을 이야기하면서 말을 보탰다.
그러면서 우리가 기분이 안 좋을 때 하기로 했던 행동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결국, 엄마한테 뭐 해달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것도 웃겨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솔직히, 그 상황에서 엄마도 그렇게는 못한다고 하며 다음 이야기로 넘어갔다.
- 나: 그런데, 아이들아. 오늘 엄마가 너희들 학교 보내고 쭈욱 생각을 해봤는데, 너희가 일단 기분이 상한 상태라면, 아무에게도 어떤 소리도 듣고 싶어하지 않은 거 같아. 엄마가 웃겨도 줘보고, 그냥 무미건조하게도 이야기해봤는데, 너희들은 그때 무슨 소리라도 들으면 일단 더 화를 내는 거 같더라구. 아닌가?
- 둘째 아이: 아니야, 엄마가 '우쿵쿵 엄마 화났다'이렇게 얘기해줘. (킬킬 웃으면서) 그럼 아가는 들을 거 같아.
- 첫째 아이: 엄마 이건 어때? (요새 밀고 있는 마우리족 제스처를 취함) 이러면서 말하는거야.
- 나: 너네들이 오늘 아침처럼 소리 지르고 억지 부리고 하는 와중에, 이걸 하라고? 그리고 본질적으로 엄마는 화난게 아니야...(얘기가 새는데, 여기에서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기분나빠서 소리지르고 억지부리면, 엄마가 화나는 것과 연결이 된다. 내가 그렇게 했겠지... 화내지말고, 알려줘야했는데... 끊임없이 반성할 게 생긴다. 암튼!)
- 나: 그럼 엄마가 이렇게 말하면 어때? "너희들~ 이제 잠깐 멈추고, 우리 조금만 있다가 이야기하자. 오케이?"
- 둘째 아이: 그래 좋아!
- 첫째 아이: Okay~ Fine~~ (특유의 말투)
- 나: 그래! 첫째야~ 첫째는 그렇게 말해봐.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면,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해줘봐. 그 말투와 그 말이 너에게 뭔가 기분을 풀어주는 거 같던데!
- 첫째 아이: Okay~ Fine~~ (킥킥킥)
- 나: 둘째야, 넌 뭐가 있을까? 너의 기분을 풀어주는 너의 목소리와 말투 말이야. ... 음... 그거 어때? 너 자주 하는거 있잖아. 엄마는 그 말소리 들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지던데.
- 첫째 아이: That's okay.
- 둘째 아이: Oh, that's okay!
- 나: 그래 그거~ 그거 들으면 너가 너의 기분을 풀어줄 수 있으니까, 갑자기 짜증이 나고, 내 맘대로 안될 때 기분이 안 좋으면 그 말을 해줄까?
- 둘째 아이: 응응 알겠어. 근데 엄마 이제 잘래. 이제부터 잠자기 시작~
- 나랑 첫째 아이: 응응 오늘도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사랑 잘자~~
- 둘째 아이: 엄마 안녕히 주무세요, 형아 잘자~
(다들 잠들려는 소리)
- 둘째 아이: 엄마! 엄마도 뭐 하나 만들어~
- 나: ㅋㅋㅋㅋㅋ그거 좋은 생각이네. 잘자~
아이를 키우다보면 이런 식으로 부모를 갑자기 놀라게 할 때가 있다.
기분 좋은 놀라움이다.
아이의 권고에 따라 나도 나만의 나를 달래주는 워딩을 개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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