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홈가드닝

굴광성(Phototropism)의 예외, 꽃과 과일

by NJay.st 2025. 1. 8.

굴광성은 특히 빛이 제한 요소인 환경에서 식물의 생존과 번성 능력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빛을 향해 자라는 식물은 성장, 번식 및 전반적인 건강에 필수적인 광합성 능력과 에너지 생산 능력을 극대화합니다. 이처럼 대체로 모든 식물은 어떤 형태로든 굴광성을 나타내지만 완전한 어둠 속에서 자라는 식물(예: 동굴이나 매우 깊은 수중)은 빛을 찾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굴광성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이는 매우 드문 예외적인 일이긴 합니다. 이처럼 완전한 어둠에서 자라는 식물의 예를 들자면, 중앙아메리카의 구름 숲(cloud forests of Central America)에서 발견되는 희귀한 착생 난초인 환상 난초(Dendrophylax lindenii)입니다. 이 식물은 완전한 어둠 속에서 완전히 자라지는 않지만, 저조도나 그늘진 조건에서 잘 자라며 빛 노출이 최소화된 환경에서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식물로, 굴광성을 갖고 있지 않죠. 또한 꽃과 과일은 일반적으로 약한 굴광성을 나타내거나 전혀 굴광성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이는 빛에 더 민감하고 빛을 향해 활발하게 자라는 줄기나 잎과 같은 다른 식물 부분과의 중요한 차이점입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먼저 굴광성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 꽃과 과일의 비굴괄성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줄기의 굴광성과 성숙한 꽃의 비굴광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해바라기

굴광성이란

굴광성(Phototropism)은 빛에 반응하여 식물이 방향성으로 성장하는 것을 칭하는 용어입니다. 본질적으로 식물은 광원을 향해(양극 굴광성) 또는 광원으로부터 멀리(음극 굴광성) 자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잎이 최대한의 빛에 노출되도록 하여 광합성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는 식물 호르몬, 주로 옥신에 의해 제어됩니다. 이 호르몬은 식물 줄기나 싹의 그늘진 면에 축적되어 세포가 늘어나고 식물이 빛을 향해 구부러지게 만듭니다. 양극 굴광성은 가장 일반적인 형태이며 식물의 새싹이나 줄기가 빛을 향해 자랄 때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관엽 식물을 창문 근처에 놓으면 줄기와 잎이 햇빛을 향해 구부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식물이 태양으로부터 더 많은 에너지를 포착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광합성에 유리한 자세를 잡는 중요한 기능입니다. 한편 일부 식물 또는 식물의 일부는 음극 굴광성을 나타냅니다. 즉, 빛에서 멀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뿌리는 빛을 피해 물과 영양분을 찾기 위해 토양 속으로, 즉 토양의 깊은 아래쪽으로 자라기 때문에 음의 굴광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식물의 뿌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자라며 영양을 공급받고 식물의 안정성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꽃의 굴광성이 약하거나 없는 이유

그러면 왜 꽃은 식물의 엄연한 부위인데 굴광성이 약하거나 없는 것일까요? 첫번째 이유는 꽃의 제한된 성장성입니다. 광원을 향해 계속해서 늘어나고 활발하게 자라는 줄기나 잎과 달리 꽃은 개화 후 성장을 멈춥니다. 굴광성이 더 자라기 위한 전략이라고 위에서 설명드렸지요? 꽃은 어차피 개화 자체가 성장의 끝이나 다름없으므로 굳이 성장을 위한 노력인, 방향성 동작을 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가 사실 가장 큰 이유인데요, 꽃은 식물의 생활 주기에서 다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중요한 광성 반응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수분매개자를 유인하고 번식을 촉진하는 역할입니다. 즉, 수분이 꽃의 우선적인 과제라는 것이죠. 그래서 꽃은 빛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특정 수분 매개체(곤충, 새, 바람)를 유인하도록 성장패턴이 적응되었다는 겁니다. 그 결과로, 대부분의 꽃이 외부를 향하고 있는데요, 수분매개체가 더 쉽게 접근하거나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 겁니다. 또는, 수분을 위한 안정성을 위해 특정한 방향으로 향한 뒤 그 자세를 유지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해바라기는 초기 단계에서 일부 굴광성(태양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성장)을 나타내지만 일단 꽃이 피고 꽃 머리가 성숙해지면 한 방향을 향해 고정하면서 태양 추적을 멈춥니다. 그들은 더 이상 빛을 쫓지 않고 오히려 수분을 위해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죠. 수분 매개체에게 노출되기 위한 방법으로 또 다른 방법을 쓰는 식물들도 있습니다. 일부 꽃은 빛을 향해 위치를 조정하는 대신 수분 매개자의 활동 패턴을 기반으로 하루 중 특정 시간(낮 또는 밤)에 열리도록 진화했습니다. 흔한 식물인 나팔꽃이 바로 그러합니다. 이 꽃은 이른 아침인 일출 직전에 피고 정오쯤에 피는 개화 패턴을 갖고 있는데요, 이들의 주요 수분매개자는 주행성인 벌이나 나비이기 때문에 그런 패턴을 갖는 것이라고 합니다. 밤에 피는 세레우스(Selenicereus grandiflorus)도 박쥐와 나방과 같은 수분 매개자의 야행성 행동에 맞춰 꽃을 피우도록 진화한 식물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과일의 굴광성이 약하거나 없는 이유

과일은 또한 약한 굴광성을 가지거나 전혀 없는 경향이 있는데, 과일은 식물의 생식 주기의 후기 단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수분 후에 식물의 초점은 수분매개자를 유인하는 것에서 종자를 성숙시키고 분산시키는 것으로 옮겨집니다. 그래서 과일이 일반적으로 굴광성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유는 크게 네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씨앗 분산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열매는 수정 후 발달하며, 열매의 주요 역할은 종자 분산입니다. 굴광성은 주로 식물이 광합성 조직(잎과 줄기)을 빛에 방향을 맞추도록 돕는 성장 메커니즘이고요. 그러나 과일은 광합성에 관여하지 않고 필요한 에너지는 식물의 잎에 의존합니다. 이 때문에 빛에 반응하여 위치를 조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두 번째는 열매 맺는 것이 ‘성숙’한 성장이기 때문입니다. 식물이 결실 단계에 도달할 때쯤에는 줄기와 잎과 같은 1차 성장이 이미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과일은 일반적으로 식물의 고정된 위치에 맺습니다. 이미 전체 크기로 자란 줄기나 가지에 있죠. 과일이 익기 시작하면 그 위치는 더 이상 빛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대신, 중력(중력주의)이나 바람과 같은 다른 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죠. 그래서 과일이 성숙하고 분산될 준비가 되면 식물에서 떨어지는 것입니다. 셋째 이유는 구조적인 위치입니다. 과일은 분산을 위한 올바른 위치를 보장하는 구조적 적응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과일은 아래로 늘어지거나 식물 표면에 편평하게 누워 있을 수 있는데, 이는 동물이나 바람에 의해 씨앗이 퍼지는 데 적응한 것입니다. 이러한 위치는 일반적으로 빛의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식물의 번식 전략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마지막은 꽃과 비슷한 이유인데요, 과일 역시 제한된 성장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일은 형성된 후에 계속 부피 성장을 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과일의 성장(즉, 과일의 확대 및 숙성)은 지베렐린 및 에틸렌과 같은 내부 호르몬의 영향에 크게 좌지우지되죠. 다시 말해, 과일의 발달은 세포 분열과 확장의 과정이므로 줄기나 잎과 같은 방식으로 빛에 반응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