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29 4월28일 뉴질랜드에서 수영배우기(8) feat. 첫 2.2미터 수심 수영

NJay.st 2026. 5. 15. 07:07

*이전에 써두었던 것에 보태서 포스팅함

 

오늘은 새로운 센터에서 수업을 받았다. 여기는 연습할 곳이 없어보여서 아예 레슨 자체를 안 찾아봤었는데, 게을러서 원래 가던 곳을 예약을 못하고(모두 full booked) 가능한 곳이 여기 뿐이어서 일단 와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너무 잘 온 것이 되었다. 무엇보다 난 여기의 티칭풀이 맘에 들었다. 그 이유는, 훨~씬 길기 때문이다. 고생을 사서 하는 느낌이 확실하지만, 난 오늘 그야말로 죽을 거 같은 느낌을 견디고 저 끝의 수영장 벽까지 돌진했다. 뭔가 안 쉬고 한번에 더 긴 길이를 수영을 하니, 힘은 당연히 더 들었지만, 이렇게 연습해야만 할 거 같은 느낌이 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선생님도 완전 좋으셨다. 원래 배우던 분도 훌륭하였다. 그런데 이 분의 스타일은 좀 달랐다. 모두가 그렇게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이 분은 디테일이 어마어마했다. 그러니까... 원포인트 레슨을 받는 느낌이랄까? 사실 내 폼을 봐주고 나에게 조언해주는 시간은 3분도 채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 나의 문제점을 파악하면서 솔루션까지 제공해주는 것이다! 와우!

 

나의 미션: 자유형 스트로크를 하면서 "호흡하는" 것

- 나의 새로운 문제 1: 호흡할 때, 즉 몸이 옆으로 누웠을 때 가라앉음

- 선생님의 솔루션: 호흡하려고 할 때, 발차기를 더 세게 할 것! 킥보드 잡고 사이드 키킹 연습할 것! 사이드 키킹할 때 목 자세를 바르게 할 것! 

 

참고로 이전 레슨까지 나의 문제는 킥보드 없이 호흡이 전혀 안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러 연습을 거치면서 이제 3번 스트로크 리듬으로는 어찌저찌 갈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2026.04.17 - [뉴질랜드] - #20 4월16일 뉴질랜드에서 수영배우기(7)

2026.04.21 - [뉴질랜드] - #22 4월21일 뉴질랜드에서 수영배우기 (7)-1 호흡 성공기 feat.자유영?자유형!

2026.04.22 - [뉴질랜드] - #23 뉴질랜드에서 수영배우기(7)-2 양쪽 호흡 성공! Feat. 왜 세번째에 호흡하라고 하나?

 

이제는 이 "어찌저찌"가 문제였다. 물을 먹으면 그냥 먹은 물은 뱉어내고 그 동안은 숨을 참고, 그 다음에 내가 잘하는 쪽으로 두번 연속 숨을 쉬는 등, 그냥 호흡을 겨우 해내는 정도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아마 내가 수영하는 것을 찍는다면, 엄청 위급한 상황에 빠진 것처럼 헥헥 허우적대며 수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내가 수영을 하면서 호흡을 해낸다는 것 자체는 나에게 대단한 일이긴 하다! 

 

아무튼 오늘 선생님은 나를 처음 본 것이므로, 우선 나보고 수영을 해보라고 했다. 처음에는 킥보드를 잡고 왕복, 그 다음에는 킥보드 잡고 한쪽으로만 호흡, 그 다음에는 손바닥만한 float를 잡고 편한대로 왕복... 와 마지막에서 거의 죽을뻔했다. 안그래도 훨씬 길어진 왕복 길이에 아주 죽을 맛이었다. 진짜 한국인의 의지를 조금이라도 흉내내는 차원에서 끝까지 이 악물고 숨참고 갔다. 그런데 마지막에 내 손에 들려진, 그 조그만 물건은 나를 전혀 지지해주지 못했고, 결국 한번에 끝까지 못하고 몇번을 가라앉았다. 선생님은 그런데 나보고 이제 그것마저 내려놓고 그냥 다녀오라는 것이다! 오마이갓! 

그래도 어찌하랴, 선생님이 시키는대로 성실히 수행해야지... 

 

"어찌저찌" 왕복을 다녀왔다. 그랬더니 선생님의 진단이 나왔다.

- 당신은 사이드 키킹이 거의 되지 않아요. 그때 발차기가 강해야 하는데, 오히려 약하거나 어쩔 때는 거의 발차기를 안합니다. 그래서 숨을 쉬려고 하면 가라앉는 거 같아요. 

- 킥보드를 잡고 옆으로 수영하는 것을 연습 많이 해오세요. 힘들겁니다. 하지만 해보세요. 훨씬 사이드 키킹이 강해질 거고, 그러면 호흡이 편해질 겁니다. 중요한 건, 사이드 키킹할 때 목을 들거나 힘을 주면 안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귀를 팔에 댄 상태로 편하게 몸을 옆으로 눕힌 상태에서 발차기만 강하게 해야 하는 것이죠. 

어찌나 "강하게"를 강조하던지, 내가 "알겠어요..I will kick stronger." 했더니, "MORE stronger"라고 하며 찡긋하셨다. 그러니까...내 수준에서 더 강하게가 아니라 어마무시하게 훨씬~~ 힘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겠다. 이제 무얼 해야할지 알았다. 그건 바로 사이드 키킹! 호흡할 때 의도적으로 발차기를 더 강하게 하기!! 

 

 

 

Epilogue. 2.2미터 수심에서 수영하다

레슨은 다른 분들도 있으니 빨리 끝났고, 나는 사이드 키킹이 연습이 어서 하고 싶었다. 하지만, 상술했듯이 여긴 깊은 수심의 레인 뿐이라 연습할 곳이 레저풀 뿐이었다. 프리스쿨나이의 어린이들과 그들의 부모가 함께 놀고 있는 레저풀 말이다. 하아 한번 했는데 도저히 민폐가 되는 거 같아 신경이 쓰여서 연습에 집중이 안되었다. 

그래서.... 일반 레인에 한번은 가보았다.

가보니, 음, 맨 끝에 slow lane이 있었고, 맨 끝의 벽에는 쭈욱 다리를 댈 수 있는 홈이 있는 것이 보였다. 거기 앉아서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았다. 힘들면 그 벽에 발을 기대서 쉬거나(사실 이건 딱 한번 봤다...) 일단 끝까지 거기에 매달려서 쉬고 다시 돌아오곤 했다. 

 

그래서 아주 큰 용기를 내어, 킥보드를 하나 들고, 무려 2.2미터 수심의 레인에 입수하였다. 와, 어떤 기분인지 아는 사람??

수영을 시작한 순간, 뿌연 물안경 너머 한가지가 확실하게 차이가 났다. "깊다" 

나와 바닥 간의 거리가 확연히 긴게 느껴졌다. 다이빙 풀도 아니고 고작(?) 2.2미터일 뿐인데도, 어마어마하게 멀리 바닥이 있었다. 

일단 입수를 했으니, 헤엄쳐 앞으로 나가긴 나가야했다. 그때 정말 아드레날린이 터져나오는게 느껴졌다. 왜?

1) 난 2.2미터 수심에서 빠지지 않고, 킥보드를 들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2) 내가? 내가?? 이런 발 안 닿는 곳에서 수영을 하고 있다고??

발 안 닿는 깊이의 물에 튜브나 라이프자켓 없이 들어간 것은 정말 난생 처음이란 말이다~~@.@

 

수영을 해서 숨이 찬건지, 이 호르몬의 급격한 방출때문에 숨이 찬건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저 아래로 멀리 보이는 바닥을 보면서 앞으로 쑤욱쑤욱 나가는 기분, 이게 솔직히 너무 좋았다. 

동시에 겁이 났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스트로크를 급하게 하고, 호흡도 급하게 하고, 아마 발차기도 급하게 했을 것이다. 

이렇게 "좋음"과 "두려움"이 공존한채 나는 3번을 편도로 완성했다. (참고로 여긴 50미터이다....)

I am soooo proud of myself!!

 

언젠가, 뉴질랜드를 떠나기 전에, 이 래인에서 편하게 수영을 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