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11월1일 Walks in Sundays
요새 일요일마다 날씨가 좋다. 이번주에도 트레일을 찾아 나섰다.
몸이 좋지 않았던 관계로, 아주 짧은 트레일을 선택했다. 그 중에서도 새로 정비된 놀이터가 있는 곳으로. 게다가,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해변이 있는 곳으로.

여긴 이전에 갔던 곳인데, 그때는 날씨가 안 좋았었다. 분명 맑았는데 이 근처에 도착하니 날씨가 급격하게 흐려지고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거 같았다. 그때 우리가 본 건, 한 분이 카누를 끌고 와서는 차분하게 탑승(!)한 후에 유유히 바다속으로 패들링하여 가는 모습이었다. 꽤 날씨가 으스스했는데도 말이다.
그런데 오늘은 완전히 분위기가 달랐다. 바람이 차가웠지만 햇볕은 뜨거웠다. 비치에 가족단위의 사람들을 포함하여 적당히 많은 사람들이 해변을 각자의 방법으로 즐기고 있었다. 카누와 패들링보트가 가장 많았다.
우리는 우선 놀이터에서 놀면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아이들을 꼬드겨서 짧은 트레킹을 마쳤다. 놀이터 옆에 바로 입구가 있어서, 올라가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종종 보여서 동기부여가 더 쉬웠다. 올라가는데는 10분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올라가면서 누가 가장 앞에 서냐마냐때문에 좀 싸우긴 했지만, 결국 맨 위에 올라가서 펼쳐진 너른 잔디밭에서 하라케케 가지를 하나 주워들고 잔디깍고 남은 잔해들을 가지고 재밌게 놀았다.


내려와서 아이들은 드디어 해변으로 갔다. (젖으면 오래 놀지 못하므로 가장 마지막에 하자고 했다) 일단 바위들 사이사이를 뒤져서 작은 게들을 잔뜩 잡더니, 저기 바다에서 한가롭게 수영하고 있는 형누나들을 따라서 본인들도 들어갔다. 물은 얼음처럼 차갑지 않았고 시원한 정도였다. 깊이도 동해바다처럼 어느 정도까지 계속 무릎과 가슴 깊이였다. 수영을 배워서인지, 누가 저기에서 계속 수영을 하고 있어서인지 겁을 상실하고 점점 더 깊이 들어가는 아이들에게 나오라고 하자,
- 난 상남자야!
라고 외치길래, '그건 무모한거란다.'라고 알려주었다. 아이들이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ㅋㅋ

제티에서 점핑도 하고 미역도 따고 게도 구경하면서 짧고 굵게 놀았다.
여긴 남편이 아주 좋아할만한 곳이다. 다음달에 그와 함께 꼭 다시 와야겠다.
ps. 뉴질랜드에서 살고 있어서일까? 카누 아니면 적어도 패들링보트를 사야할 거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