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13 3월24일

NJay.st 2026. 3. 24. 07:12

오늘은 처음으로 '빵집'에 가봤다.

 

나의 첫 빵집 구매

 

빵집이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데에도 3주는 걸린 것 같다. 왜냐하면, 마트에 빵집이 아주 제대로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내가 찾는 빵은 거기 다 있다. 그리고 샌드위치 같은 조리된 식사빵같은 것은 있는데도 있고 없는데도 있지만, 그런 식사가 될 빵은 보통 카페에서 사먹었다. 커피와 함께 여러 종류의 샌드위치나 식사가 되는 빵을 먹어보았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난 뉴질랜드에서 지낸지 한달이 지나도록 "빵집"을 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먹고 싶은 빵 혹은 생각할 수 있는 빵은 마트 아니면 카페에 다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다가 지난주 언젠가, 아..여기도 '동네빵집'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 것이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bakery라는 이름이 들어간 간판의 상점들이 내가 다니는 길 근처에 있는 있었다! 한번 가보려고 차를 타고 갔는데, 아~ 정말 동네빵집이다. 그런데 뭔가~ 들어가기가 쑥스러운 것이다! 작은 가게에서 쇼핑하기 부담스러워하는 건 나뿐은 아닐 것이다. 난... 내가 무언가를 고를때 누가 나를 보고 있는 것이 부담스럽다. 특히 내가 잘 모르는 것을 말이다. 저 조그만 빵가게에 내가 들어가고, 주인이 나에게 반갑게 인사해준 후 나를 계속 쳐다보면서 '뭘 도와줄까? 뭐 찾고있니?'라는 눈길을 줄 것이고~ 난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아무빵이나 사고 나올 것이다...ㅋㅋ 

 

그래서 저번주에 가질 못했다. 그러다가 오늘은 용기를 내었다. 일단 어제 너무 굶주렸던지라 오늘은 아침부터 좀 잘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일단 내가 눈여겨봤던 상가*로 갔다.

*이런 형태를 뭐라고 불러야할까? 길가를 가다가 한 줄로 되어있는 건물(보통 단층이다)에 가게들이 한칸 두칸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집들이 있는 길들이 나오다가 가게들이 모여있는 건물들이 있지 않은가? 그걸 상가라고 하고 말이다. 그래서 뉴질랜드 가게들의 이런 형태를 그냥 상가라고 불러보았다.

그 상가는 여러 종류의 가게들이 모두 모여있는데, 예를 들면 과일가게, 약국, 바베큐집, 정육점, 피자집, 테이크아웃커피, 커텐.... 등등이 있다. 내가 주목한 건 이 상가들에 빵집이 '두 개'라는 것이다! 그럼 당연히 두 집 다 맛있지 않을까? 다른 종류의 가게들은 다 하나 뿐인데, 빵집만 두개인 상가였다. 그리고 빵집 둘다 살아있다는 건 둘다 좋다는 뜻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ㅋㅋ 

 

일단 주차를 하고, 천천히 빵집 쪽으로 걸어갔다. 음.. 첫번째 빵집은 우선 손님이 샌드위치를 사고 있었고, 슥 둘러보니 샌드위치와 달콤한 페이스트리류의 빵, 그리고 쿠키가 눈에 보였다. 그리고 두번째 빵집 쪽으로 걸어갔는데 거기는 손님이 아무도 없었고 직원이 빵을 디스플레이박스에 진열하고 있었다. 앗 여기는 못 들어갈 것 같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뒤를 돌아서 첫번째 빵집으로 갔다. 

 

들어가자마자 내 눈길을 잡은 것은 아몬드 크루와상이었다. 아~ 내가 정말 좋아하는 빵 중 하나이다. 이게 진짜 빵집마다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이 빵을 파는 가게에서는 일단 먹고 본다. 그래서 고르려고 하다가! 요새 살이 넘 찌는 거 같기도 하고, 방금 전에 어떤 손님이 샌드위치를 구매하기도 했고... 아이들 도시락 아이디어도 얻을 겸사겸사해서 나도 건강해보이는 샌드위치 쪽으로 가보았다. 그 중에서 가장 무난해보이는 햄아보카도샌드위치로 선택! 이 모든 것이 한 1분은 걸렸을까? ㅋㅋㅋ 그런데 체감된 시간은 10분은 될 것이다. 이런 작은 상점에서는 왜이리 쑥쓰럽고 모든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지~~ 

 

무사히 결제하고 나와서 집에 와서 먹어보았다. 와우... 너무 맛있었다. 난 샌드위치를 먹을 때 가장 불편한 것은 재료가 다 따로 노는 것이다. 먹다가 잘 안 씹히거나 안 끊겨서 툭툭 떨어지는 거 없이 한입 물었을 때 재료가 뭐 튀는 거 없이 씹히는 걸 좋아한다. 이 샌드위치는 나의 이런 취향을 완벽하게 만족시켜주었다. 특히 구매할때는 여기에 비트가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살짝 데친(?) 혹은 익힌 비트가 양쪽에 두 개 들어있었다. 채썬 비트가 아니라 진짜 동그란 거 슬라이스한 거 말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비트가 오이와 당근, 그리고 아보카도와 아주 잘 어울렸다. 이건 우리 둘째도 잘 먹을 거 같다. 엄청 큰 사이즈였어서, 반만 먹으려고 잘랐다가... 하나를 온전히 다 먹었다. 너무 만족! 

저 빨간게 바로 비트... 햄샌드위치에 비트라니! 생각지 못한 조합이다
속에 오이도 있었다. 다시 보니 위 사진에서도 오이가 보인다, 비트 왼쪽에.
반만 먹을 줄 알았다.. 설거지감만 늘었다ㅋㅋ

 

아이들한테도 이렇게 싸주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다. 우선 상추류를 하나 깔고, 그 위에 당근, 오이, 비트, 햄, 아보카도 순으로 깔고 빵에 마요네즈나 잼 등 스프레드를 하나 바르고 끝! 이렇게 복기하다가... 그냥 이걸 사서 주는게 훨씬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ㅋㅋㅋ 재료 하나하나 사서 손질하는 것보다 이걸 8.7달러에 사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빵집 오픈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6시다! 와우! 내가 생각하는 정말 동네빵집이다!! 내일도 가봐야겠다. 찾아보니 속에 고기가 든 파이도 유명한 것 같다. 내일은 따뜻한 고기 파이를 사고, pastry of the day도 용기내어 하나 주문해봐야지. 그리고 다른 빵 구경도 조금은 해보는 여유를 부려보겠다^^